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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재난영화 <지하실 (The Basement, 2020)> 솔직 후기

by 리뷰하안 2021.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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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영화 <지하실 (The Basement, 2020)> 솔직 후기

우선 이 영화는 저예산 독립영화인 것 같다.

등장인물은 아빠, 엄마, 딸. 이렇게 딱 세 명이고, 공간도 지하실이 전부다.

음.. 촬영기간과 돈은 확실히 적게 들었을 것 같다.

다음 영화와 네이버 영화 모두 출연진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영화 엔딩 크레딧에서만 나온다.

 

재난상황에서 대피소 같은 곳에 숨어지내게 되면 모든 물자가 부족하고, 모든 것이 불편하기 마련이다. 이 이야기는 그런 상황에서 사람의 심리를 보여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것도 남이 아닌 가족이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대할 수 있다는 점.

 

판교에서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동백과 아내.

어느날 수도권이 정체모를 핵공격을 받게 되어 지하실로 숨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2주간 대피해야 한단다.

딸은 배터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심심하다고 게임을 하고, 물도 부족한데 물 마시려다가 물을 쏟는 등 사고를 친다.

엄마도 이래저래 짜증을 낸다.

아빠가 만든 물.

아빠 동백은 관에 맺힌 물기를 받아 먹을 수 있도록 물 다 마시고 난 피티병을 잘라서 필터링 역할을 하도록 만든다.

다행히도 마실 물이 조금은 늘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괜히 관람자 중 누가 구정물 같은 걸 저런 식으로 따라해서 마셨다가 탈나지 않나 싶었다.
→ 이 부분에 관해서 실제로 먹는 물 관련 된 일을 하고, 해당 분야 박사과정까지 공부한 친구에게 전화로 물어보니 저런 식으로 한 필터링한 거 먹으면 병원가는 일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 절대 따라하지 말 것!)

아빠가 이런 역할들을 한 면이 분명히 있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빠가 그닥 아빠스럽거나 남자다워보이진 않았다.

저 부분은 남자라고 해도 잘 모르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 것고, 남자답다, 아빠답다라기 보단 남자들의 기본적인 성향으로 어떤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고하는 과정에서 각자 갖은 재능이나 경험이 다르기에 해결방안도 다르고, 방안을 낼 수도 있고, 못 낼 수도 있는 부분에 불과하다.

이런 걸 가지고 남자답다, 아빠답다라고 보긴 어렵다.

다른 감상평들을 보니 이런 면에만 초점을 맞춰서 엄마와 딸은 잘못했고, 남편은 잘못이 굉장히 적은 것처럼 평한 게 많던데, 다들 요즘 레디컬 페미니 어쩌니 해서 피해의식이 강한 것일까?

나도 남자지만, 개인적으로 남자가 찌질한 걸 정말 싫어한다.

친구끼리도 아니고, 자기가 막내도 아니고, 한 집안의 가장이면서 다독거리진 못할 망정 x랄이나 하며 짜증내는 아빠의 모습은 병x같아 보였다.

그나마 엄마나 딸보다는 짜증내고 하는 게 조금 덜한 편이긴 한데, 그렇다고 듬직하단 생각이 들진 않았다.

짜증내는 딸하고 말 싸움이나 하는 아빠? 듬직한가? 믿음직스럽나?

남자답다, 아빠답다라고 하려면 자신에게 의지하는 이들이 불안해할 때 그걸 보듬어 주고 조금이라도 안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아닐까?

어찌 됐건 그렇게 어찌어찌 2주가 다 되어 가는 상황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간신히 맞춰서 듣는다.

그런데 한쪽 주파수에선 북한 방송이 들리는데, 핵공격으로 남한을 초토화시켰다는 내용이다.

다른 주파수에선 남한 방송인데 방사능 상태가 현저히 떨어져서 야외 외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나가도 될 지 말 지 모르겠는 상황이다.

엄마와 딸은 나가자고 한다. 아빠는 지켜보자고 한다.

결국 엄마와 딸의 의견대로 나가보기로 하는데, 문을 열려는 순간 폭격 소리가 들린다.

다들 쓰러졌지만, 목숨에는 이상이 없다.

모든 물자는 더욱 부족한 상황이 됐다.

딸은 아토피처럼 두드러기 같은 것이 나고, 엄마는 몸살처럼 시름시름 앓게 된다.

아빠는 엄마 몸에서 열이 나서 그런다면서 열을 내려야 한다며 옷을 벗기고 부채질을 하는데 갈수록 엄마의 상태는 안 좋아져만 간다.

엄마가 춥다면서 벌벌 떠는데도 아빠는 자기 말이 맞다면서 단정을 짓는다.

이런 대목에서 맘에 안 든다. 지 잘난 척이 하고 싶고, 지 생각이 맞는지를 시험하려는 성향인 것이다.

물을 받은 것도 사실 같은 성향이지, 이게 남자답거나 아빠다운 모습은 절대 아니라는 거다.

 

결국 이상하다고 느낀 딸은 자신의 옷을 벗어 덮어주고는 꼭 끌어안는다. 아빠 역시 자신의 생각이 잘못됐나 싶어 자기도 옷을 벗어 덮어주고는 꼭 끌어안는다.

다행히도 엄마의 상태는 호전된다.

열을 내려야 한다고 우기던 아빠의 생각이 틀린 것이다.

아마 저렇게 더하다간 엄마는 시름시름 앓다 죽지 않았을까 싶다.

결말은 허무했다.

마침내 문을 열고 나가며 끝난다.

이제는 나가도 된다는 메시지나 신호, 단서 따윈 아무데도 없었다.

그냥 원래 국가가 말한 2주보다도 훨씬 지났으니 나갔다. 끝?

뭐야 이거?

스토리 따윈 개나 줘버린 영화란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독립영화인 걸 감안할 때 그냥그냥 봐줄 만은 했다.

아빠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건, 엄마나 딸의 태도가 마음에 안 들건 극한의 상황에선 죄다 극도로 민감해질 수 있으니 감독은 그런 걸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니 짜증은 짜증으로 끝날 뿐이다.

영화의 스토리란 없는 거나 다름 없었다.

다만, 볼거리는 극한의 상황에서 닥치는 상황에 따라 느끼는 사람의 심리 표출. 그나마 모여 있는 인원이 가족이라는 점.

이 점만 놓고 볼 때 볼거리는 있지만, 스토리는 절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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