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드라마

[비열한 거리] 조인성, 진구, 남궁민 - 한국형 느와르의 진수

by 리뷰하안 2021. 11. 11.
728x90
반응형
SMALL

[비열한 거리] 조인성, 진구, 남궁민 - 한국형 느와르의 진수

어제 봤던 강릉의 실망이 결국 한국형 느와르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인 '비열한 거리'를 재감상하도록 만들었다.

영화 '강릉'의 윤영빈 감독은 '비열한 거리'의 유하 감독님에게 한 수 배워야 할 것 같다.

남궁민은 이때만 해도 터프가이 이미지가 전혀 없었다.

건달세상이 뭐여?

1.쪽팔리지 말자.
2.다구리로 맞지도 말자.
3.밥은 굶어도 구두는 닦자.

이런 대사도 깨알 재미와 리얼리티를 한껏 느끼게 해준다.

특히 '밥은 굶어도 구두는 닦자.'라는 말은 자존심과 관련해서 아주 인상적인 대사였다.

비중 낮은 등장인물들 유하 감독 재출연

유하 감독이 의리가 좋은 건지, 합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 배우들을 다시 기용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비중이 낮은 배우들 중 유하 감독 작품에 중복해서 나온 이들이 제법 있는 것 같다.

지금은 톱스타가 된 조진웅의 경우,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선도부 패거리 중 한명으로 나왔다.

문식 역의 박민이는 '말죽거리 잔혹사' 버스에서 은주(한가인 分)을 희롱하던 선배 역으로 나왔고, '강남 1970'에서는 백용기(김래원 分)을 협박하려다 칼 맞고 죽는 선배 역으로 나왔다. 다시 말해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모두에 출연한 배우인 것이다.

하마 역의 박효준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햄버거로 나왔다.

명구 역의 최재환은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현수네 반 학생 여드름으로 나왔다.

이외에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선도부장 차종훈 역으로 나온 이종혁도 나오는데, 그 부분은 아래 줄거리 설명 중 등장하기로 하겠다.

 

줄거리 (스포일러 포함)

삼류조폭의 2인자 병두(조인성 分)는 떼인 돈 받아오기를 전문으로 하며 딱히 스폰서를 잘 잡은 적 없이 별 볼 일 없는 인생을 살아온다.

어렵게 얻은 오락실 경영권.

개업식 날, 대립하고 있던 삼거리파에게 습격을 받게 된다. 삼거리파와의 전쟁 중 보스 상철(윤제문 分)가 한 명을 제대로 찌르고 말고, 영필(조진웅 分)이 대신 빵에 들어가기로 하며 오락실 경영권 또한 그에게 넘어가게 된다.

보스 상철이 형님으로 모시는 황 회장(천호진 分)은 박 검사(권태원 分) 때문에 사업하는데 애로 사항이 많다.

상철만 믿고 가기에는 너무 비전이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서 황 회장은 박 검사를 제거해주기를 원하는데, 머리가 굵어진 상철은 상대가 검사라서 기피하고, 병두가 몰래 황 회장을 만나 자신이 처리하겠다고 한다.

박 검사를 제거하려고 고의 사고를 낸 장면

 

그러는 동안 영화감독 지망생인 민호(남궁민 分)은 초등학교 동창인 병두를 찾는다. 조폭영화 하나를 찍으려고 하는데 병두가 조폭이라는 소리를 듣고 열심히 찾아다니던 끝에 만나게 되고, 그 바람에 병두는 동창회도 나가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첫사랑인 현주(이보영 分)도 만나게 된다.

인생은 거칠게 살아왔지만, 첫사랑에 대한 순정 만은 그 누구보다 순수하게 지키고 있던 병두.

병두는 현주가 일하는 서점에도 찾아가며 어떻게 해서든 현주를 한 번이라도 더 만나고 싶어한다.

하지만 사실 현주는 직장의 유부남 상사와 불륜 관계를 갖고 있었고, 그걸 모른 병두는 현주에게 그가 치근덕대는 줄 알고 흠씬 두들겨 패버린다.

민호는 병두네 식구(조직원)들과 직접 만나서 취재도 하며 자신의 조폭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면모를 만들어간다.

그러던 중 병두는 민호에게 자신이 검사를 봐 버린 얘기를 하게 되고, 계속된 거절과 실패만 겪어온 민호는 보다 자극적인 내용을 담으려고 병두에게 들은 이야기를 자신의 작품 속에 담아 넣게 된다.

한편 보스 상철은 병두가 황 회장과 직접 손 잡고 박 검사를 봐 버렸단 걸 알게 되고, 병두를 제거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런데 자기 여동생의 결혼식이 코앞이라 식을 마치고 나서 손을 보기로 마음 먹고, 병두 또한 그걸 눈치챈다.

병두는 자기네 식구들과 함께 결혼식날 상철과 상철의 오른팔인 영필 등을 손 보기로 하고, 위험천만 끝에 들키지 않고 성공하게 된다.

조직의 1인자까지 올라가게 되고, 든든한 스폰서인 황 회장까지 얻은 병두.

또한 황 회장의 딸이 배우가 꿈이라고 하자, 민호를 소개시켜준다.

병두네 집도 좋은 곳으로 이사하고 잘 나간다.

현주가 일하는 대형서점(100퍼 확신하는데 촬영장소는 서울 종로에 있는 영풍문고다.)으로 찾아가는데 현주가 며칠 째 병가라고 한다.

찾아가 보니 현주가 쓰러져 있다. 놀란 병두는 현주를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고, 집으로 돌아온 병두는 현주를 위해 정성스레 음식도 만들고 간호를 한다. 그러다가 엎어 놓은 탁상 액자 하나를 발견하는데, 한 남자와 단 둘이 찍은 사진이다. 자신이 흠씬 두들겨 팼던 현주의 직장 상사.

이 대목에서 병두 또한 현주와 그가 불륜 관계였단 걸 알게 됐다는 걸 암시해준다.

아무래도 현주는 그와 헤어져서 마음의 상처가 큰 것 같다. 기껏 만든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도 못하고 계속 울기만 한다.

한편, 병두는 황 회장으로부터 대규모 재개발 단지 아파트 건축 사업과 관련한 일을 받게 된다. 온갖 협박과 회유, 강요 등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장을 받아내는데 일부가 알박기를 하며 버틴다. 알고 보니 그들은 독사파의 일원이었다.

황 회장은 독사파와 전면전으로 가면 어려우니 다른 방법으로 도장을 받아내라고 한다.

독사파에서 병두에게 전화를 걸어 병두의 가족에 대해 말하고, 병두는 가족이 위험에 처했단 걸 직시한다.

바로 가족이 이사해서 사는 아파트로 가서 친척집으로 가 있으라고 하는데, 어머니가 한사코 못 나가겠다고 버틴다. 결국 싸우고 나서 나온 병두. 할 수 없이 집에서 나와 차에 탄 병두는 하마(박효준 - 말국거리 잔혹사 햄버거 역)에게 애들이나 몇 붙여 놔야겠다고 말하는데, 갑자기 차의 옆 유리가 깨지고 안에 소화기인지 무슨 연기 같은 게 막 일더니 괴한들이 연장을 들고 급습을 한다.

예상치 못한 수법에 당한 병두와 하마.

→ 이런 대목도 좋았다. 가족을 위협하는 척한 것이 훼이크였고, 집 근처로 급하게 오게끔 만든 뒤 무방비 상태에서 급습한다면 당해낼 장사가 없다는 것. 리얼리티 측면에서도 참 그럴싸하다고 느낀 대목 중 하나였다.

포박을 당한 채로 봉고차의 트렁크에 감금 당한 채로 이동하게 된다. 이대로 가면 어디 누구 모를 야산에 쥐도 새도 모르게 묻히고 말 것이다.

병두는 주머니에 있던 라이터 하나를 힘겹게 꺼내고, 하마에게 눈짓을 해서 자신의 밧줄을 태우도록 한다.

화상을 입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다. 목숨이 걸린 상황.

다행히도 포박을 끊는데 성공한 병두와 하마는 신이 나서 쥐떠들고 있던 독사파 놈들에게 기습적으로 공격해 제압해내고, 결국 독사 본인이 있는 위치까지 알아내고 만다.

병두를 제압한 줄로만 알고 마음 편히 술자리를 즐기던 독사는 갑작스런 병두네 식구들의 급습에 당하고 말고, 알박기하던 땅을 내주기로 합의한다.

이 재건축 건이 성공하면 황 회장이 병두에게 넘겨주기로 한 금액만 50억.

일을 말끔히 성공해낸 병두에게 황 회장은 걱정하지 말라며 만족해한다.

한결 같이 잘해주는 병두를 보며 현주의 마음도 점점 열어가고, 병두는 일도, 사랑도 모든 게 잘 풀리며 승승장구한다.

 

모든 게 잘 풀리고, 친구 민호 역시 시사회부터 반응이 뜨겁다.

자기 사무실까지 내고 바쁜 병두는 시사회는 참석하지 못한다.

영화가 개봉되고, 황 회장으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게 된다.

민호가 만든 영화를 보니 자신이 박 검사를 손 본 것과 같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경찰은 바로 박 검사 살해 사건의 범인으로 병두를 특정하게 된다.

민호가 만든 영화 속 검사 손 보는 대목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선도부장 차종훈 역을 맡았던 이종혁)

병두는 민호를 찾아가 평생 입 다물라고 협박을 하고, 병두네 2인자 종수(진구)는 민호를 어떻게 믿냐면서 친구라서 손 보지 못하겠으면 자신이 직접 손 보겠다고 한다.

병두는 그래도 민호가 친구다 보니 입 다물라고 하고, 종수는 병두 몰래 애들을 끌고 가 민호를 납치해 파묻는다. 생명의 위협까지 느낀 민호. 종수도 그나마 병두의 친구라고 이 정도 위협까지 하고선 살려준다.

목숨의 위협까지 제대로 느낀 민호는 결국 경찰에게 병두가 박 검사를 본 일을 털어놓게 된다.

현주를 만나러 서점에 온 병두. 현주에게 작은 상자 하나를 선물한다. (아마도 프로포즈할 반지가 아닌가 싶다.)

이때 잠복하고 있던 형사들과 눈이 마주치게 되고, 천신만고 끝에 가까스로 형사들에게 잡히지 않고 도망치는데 성공한 병두.

황 회장에게 접근해 민호는 자신이 손 보고 해외로 뜨겠다며 아파트 관련 자기 지분만 빨리 챙겨 달라고 한다.

자신의 오른팔 종수를 만난 병두.

민호를 미행하다 납치해서 손 보기로 한다.

영화가 대흥행에 성공해서 단체 축하 회식을 한다.

그곳에서 자신을 노리고 있는 병두를 알아보고 도망치게 되고, 결국 병두네 애들에게 잡히고 만다.

그들은 약속한 장소에서 보기로 한다.

약속한 장소에 도착하자, 누군지 모를 녀석들이 갑자기 급습을 하고 만신창이가 된 채로 도망치는 병두.

이때 맞은 편에서 자기네 애들이 나타나 부축한다.

아니 그런 척하다가 자신에게 칼을 놓는다.

그리고 2인자였던 종수가 나타나 한마디한다.

시마이 하자.

 

민호를 잡은 부하들은 약속된 장소로 오던 중 전화 한 통을 받고 차를 돌렸다.

황 회장은 한참 뜨는 감독을 손 봤다가 병두 만이 아니라, 자기에게까지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원래 자신이 수족처럼 부리던 상철의 제거를 2인자였던 병두에게 맡겼던 것처럼,

새로운 문제가 생기자, 현재 자신의 수족처럼 부리던 병두를 2인자였던 종수에게 맡긴 것이다.

'비열한 거리'라는 제목은 이 사회 조폭계의 비열함을 너무 적나라하게 잘 드러내는 제목이며 내용 또한 그걸 너무 잘 담아냈다.

상철이 애들을 잘 안 챙겨주던 보스건 뭐건 어쨌건 한솥밥을 먹던 보스고 형님이었다. 그런 형님을 손 봤는데, 그 밑에 애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자신들도 병두의 입장이 되면 마찬가지로 자기 바로 위의 형님을 손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병두의 입장에서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곤 하지만 어찌 보면 자업자득인 것이다.

느와르라고 하면 이 정도는 돼야 아, 정말 느와르답다! 라는 생각이 들고 감탄사가 나오는 것 같다.

영화 '강릉'과 비교하면 너무 너무 뛰어난 수작이다.

또한 영화 볼 때 노래 나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입장에서 가끔 주제가나 테마곡을 기억하는 몇몇 작품이 있는데 <비열한 거리>가 바로 그런 영화 중 하나이다.

본 작품에서 기억에 남는 노래는 2개이다.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이 노래는 병두와 현주의 사랑 대목에 너무 잘 들어맞는 곳이었고, 개인적으로 꼬맹이 때부터 지금까지도 정말 좋아하는 노래 중 한 곡이다.

조덕배의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엔딩곡인 Alan Parsons의 'Old And Wise'는 영화 전반을 잘 관통하는 곡이었다.

영화를 떠나서도 그냥 명곡 그 자체다. 음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Alan Parsons의 'Old And Wise'

728x90
반응형
LIST

댓글